차나 한잔 들고가게!

인생 마무리

백파 2021. 5. 14. 15:38

남한산성에 가을이 왔습니다. 안개가 깔려있는 산성의 담쟁이 넝쿨이 가을의 운치를 더합니다. 가을의 자연은 아름답지만 쓸쓸함이 있고, 풍요롭고 성숙하면서도 아쉬움과 허전함이 있습니다. 인생의 갱년기를 많이 닮았습니다. 여성의 갱년기는 특정한 시기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지만, 남성의 갱년기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며, 대체적으로 50대 이후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50대 이후가 되면, 많은 변화가 있지만 정신적 증상으로는, 누구 또는 무엇을 탓하며 불평불만이 많아지고, 주변의 모든 상황들이 짜증스럽기만 하며, 자기 자신의 무기력함을 자책합니다.

 

사춘기가 성인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의례인 것처럼 갱년기 또한 노년을 위한 절차의례입니다. 이 시기를 거치

면서 지금까지의 삶에서 아쉽고 불만스러운 것들과 이루지 못한 꿈들과 화해해야 하며, 이제는 투정 부리는 피해자가

아닌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삶에 감사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고 더 많이 즐거워 해야 할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지금까지 나와 우리에 집착했다면, 나와 다른 것들을 받아 들여야 할 시기입니다. 불만스웠던 자신과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과 화해하고 용서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인생의 마무리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보는 눈이 변해야 하고, 그래서 지금 까지 살아온 삶과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