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한잔 들고가게!

노년에 꼭 해야 할 일

백파 2020. 5. 29. 12:53

우리는 외부세상을 내가 알고 있는 내 경험에 의해, 학습에 의해 형성된 세계에 비추어 인식한다. 그 두 세상 사이에

지각하고 행동하는 내가 있다나를 작동하게 하는 것은 감정이고, 마음이고, 정서다외부세상과 내부세계가 일치

하지 않을 때 혼란스러워진다내부세상으로 외부세상을 보고 외부세상에서 하는 경험으로 내부세상을 재구성한다.

 

우리의 지식은 뇌의 뉴런 신경체계의 형성이다 뇌의 뉴런신경계를 작동하게 하는 것은 절실한 물음이다물음은

관심이고 흥미고 호기심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잘 작동하게 하는 것은 사고력이다.

 

이 세상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아는가? 우리가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 있고, 우리가 아는 지식을 기반으로 상상

하고 추론할 수 있는 세상이 있고,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상이 있다.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해 얼마나 알까? 아마

극히 일부분일 것이다인간이 탐구하여 알고 있는 지식도 극히 일부분 일 것이며, 개인이 아는 지식은 그 중에서도

일부분이다.

 

우리가 세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상상하는 것은 우리가 인지하는 것 그 만큼이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만큼 세상을

인지한다. 외부 세상이 있고그 세상을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학습으로 습득한 지식만큼의 세상을 자신의 내부에

만든다. 외부세상을 지각하면 내부세상과 연결하여 외부세상을 인식한다. 내가 형성한 내부세상에 비추어 외부세상을

해석하고, 경험하면서 내부세상을 변화시켜 나간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내가 그릴 수 없는 세상 밖의 세상은 내가

인식할 수 없다.

 

학문이란 인간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인간이 그 시대에 알지 못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통속적

으로 인지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세상과 연계하여 경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체계화하여 개념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탐구활동은 사고활동이다. 이렇게 철학이 시작되었다. 공부는 사고활동으로 시작되어 사고활동으로

마무리 된다고 나는 이해한다.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탐구하는 학문이 철학이다. 철학은 인간

삶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삶의 기반이 되는 학문이다. ‘? 어떻게?’라는 호기심을 만들고 탐구

하는 활동이다.

 

인간이 지금 인지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을 탐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철학에서 과학이 나오고, 수학이 나오고, 도덕윤리학이 나오고, 정치가 나오고문학이 나오고 모든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이 탄생했다. 철학은 학문을 하기 위한 메타학문이다그 시대의 인간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일반 대중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세속적 개념으로인간이 알지 못했던 세상과 인간 삶을 연결시키는 활동이다.

시대에는 결코 이해될 수도, 설명될 수도 없는 것들이 후세대에 가서 이해되고, 일반화 되고 개념화되어 새로운 삶의

도구가 된다.

 

현대는 100년전에 비해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이 그리고  이 세상 존재에 대한 실체들이 관념으로 언어로 생각되고 설명

되며 일반화 되었다. 빛을 알고, 생명을 알고, 공기를 알고, 세상에 대해 존재하는 많은 물질, 물체에 대해 이해하고 설명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설명할 수 없고,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 무엇을 모르는지 조차 모르는

것들도. 무한하다. 그중에서 인간이 너무나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정신세계다. 인간의 정신세계, 영혼, 생각, 마음이

라는 것이 실체가 있는가? 아니면 실체가 없이 관념만 있는가?

 

인지과학이 발달하면서  이에 대해 조금은 설명할 수 있고, 이해할 수도 있다인간의 정신, 영혼이라는 것은 더 이상

신비로운 것만은 아니다. 고대 철학자들에게 빛은 신비로운 무엇이었으며 생명이었고, 종교적으로 빛은 영혼이고, 신과 연계하여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빛은 신비로운 것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빛을 설명할 수 있고,

빛을 일상의 삶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많은 도구들을 만들었다. 빛은 생명체의 근원인가? 신이 빛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왜 빛이 삶이고 선이며, 어둠이 악인가?

 

실제로 빛은 생명이고 이 세상만물을 창조했으니 신으로 은유될 수 있다빛이 없는 어둠은 죽음이다. 식물은 빛에너지

이용하여 공기(이산화탄소)와 물로 영양분(포도당)을 만들고, 동물들은 그 영양분을 섭취하여 호흡을 통해서 몸이

작동하는 에너지 ATP를 만든다그 에너지로 세포가 생명을 얻고 유기체가 생명을 얻어 생명체가 된다그 에너지로

육체가 유지되고, 생각하고 생존활동을 할 수 있다.

 

지금은 일반대중에게 일반화 되지 못하지만 어느 정도 인간의 정신도 이해할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다. 왜 인간이 그렇게

작동하는지왜 어떤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지왜 인간이 서로 다르고 인간은 쉽게

변할 수 없는지이러한 사실들을 생물학적으로 인지과학으로 탐구하여 설명할 수 있다인간도 탐구대상이고, 인간의

정신도 탐구대상이다. 인간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 인지과학과 철학을 융합한 학문이 몸철학이다.

 

정신은 인간이 태어나 언어를 익히듯  본능을 기반으로 일상의 경험으로 하나씩 몸의 일부로 그렇게 형성되고, 또 세월

따라 상황 따라 변해간다.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오장육부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작동한다. 인간의 정신을

내 의지로 일순간에 결심한다고 변경할 수는 없다. 육체의 대부분이 어릴 때 형성되어 살아가면서 조금씩 변화하듯 

정신도 나와 상관없이 그렇게 변해간다.

 

하지만 육체가 노화되어가면서 점점 굳어가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듯, 정신도 삶의 새로운 환경에 따라 적절히 대응

지  못하고 점점 굳어져 가며, 외부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며 무감각해지고, 변화가 싫고 불안하기만 하다. 외부세상

변화에 내 세상이 따라가지 못하니 세상은 혼란스럽기만 하고 불만이다. 이렇듯 노년이 되면 생물학적으로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다그래서 나이 들어가면 더욱 의식적으로 깨어있어  내 몸을 관리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노년에 해야 할 중요한 과업중 하나가 자기 수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