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한잔 들고가게!

왜 공부해야 하나요?

백파 2020. 3. 11. 10:06

 

넓은 의미에서 공부는 밥 먹고, 잠자고, 이동하고, 일하고, 누구를 만나는 모든 일상에서의 경험과 교육기관에서

무엇을 배우는 것이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공부라고 할 때는 좁은 의미로 학교나 사적으로 특정 교육기관에서

배우는 것을 말한다. 좁은 의미에서 공부에 대해 삶의 전반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인간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단순하게 통속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대학을 가서 안정된 좋은 직장에서, 돈 많이 벌어서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즐기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결국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즐기기 위한 것이 목적이고, 그 목적을 달성

하기 위해 현대 사회에서는 돈은 필요하고, 돈을 많이 벌려면 좋은 직업, 직장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가서 돈을 잘 벌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야 한다. 인생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좋은대학, 좋은직업,

돈이다. 대체로 누구나 보편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모든 인간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업을 갖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는가돈을 벌기 위한 방법이 공부

해서 좋은 대학 가는 것밖에 없는가? 현실적으로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업을 갖는 사람은 소수이다. 좋은 대학을

간다고 좋은 직업을 갖는 것도돈을 잘 벌 수 있는 것도, 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확률적으로는 좀

그렇다. 잘산다는 것이 가족부양하고, 내 삶을 즐기기 위한 것이고,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한가?

 

만일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든지 부모에게 상속을 받아서 충분한 돈을 소유할 수 있다면, 공부할 필요는 없는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즐기려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삶을 즐긴다는 것은 무엇인가?

육체적 쾌락인가? 정신적 쾌락, 즐거움은 또 무엇인가가족부양, 쾌락이 삶의 가치인가?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가?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물질적인 것 외 사람의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는 교과목들이 있다국어/영어(언어), 수학, 물리, 화학, 지구과학, 역사, 지리,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문학, 예술, 체육 등이다왜 이런 과목을 배우는가?  대학을 가지 않으면 이런 것을 배울 필요가

없는가글을 읽고 쓰고, 연산능력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학교에서 공부한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학교를 꼭 가야하는가? 삶에서 필요한 것들을 집에서 인강으로 좋은 교사를 찾아 공부하면 되지 않는가?

  

공부를 왜 하는가?’라는 물음에 단순히 좋은 대학 가기 위해, 그래서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라는 너무나 뻔한 답변

외 다른 답변으로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주도적 삶을 살기 위해, 다른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 좀 덜 후회하기

위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세상의 자극에 올바른 반응을 위해, 세상에 대해 열린 시각(마음)을 갖기 위해좀 더

의미(가치)있는 삶을 위해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물려받은 생물학적 생존수단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며 살아간다삶이란

살아가는 공간, 즉 자연, 사회와 그 속에 존재하는 많은 개체들, 물질들, 그러한 것들이 함께 작용하여 만들어내는

현상들이다. 육체적으로 미약한 인간은 지능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외적인 생존도구들을 만들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생존도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그 생존도구로 삶에 필요한 것들을 구하고, 자신의 삶을 찾아

살아가게 된다.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생존도구로 만들 것인가물론 육체적 건강이 기반이 되어야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능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자신의 생존수단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시대에, 이 우주에서, 이 지구에서, 이 자연에서,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공간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자연에 대한 이치, 세상만물에 대한 존재의

실체, 인간사회에 대한 이치, 인간 존재에 대한 실체 등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러한 지식들을 분야별로 잘 정리하여

향후 학습을 위한 기반이 되는 지식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이다.

 

우주는 빅뱅으로 태어났다인간도 그로 인해 존재한다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했고, 그렇게 탄생한 우주를 시공간

으로 나는 이해한다. 시공간에 물질 등의 대상이 존재하고 위치, 힘이 존재하고, 이동, 운동 개념들이 있다세상의

현상은세상의 이치는 시공간의 변화이고, 이치이다.  인간의 지능 역시 시공간을 기반으로 모든 지식체계를 형성

한다시공간 개념을 떠나서 아무 것도 생각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인간의 생존수단은 지식이고, 모든 지식은

개념들이고, 개념들의 변화이고, 결합이다.

 

개념이란 우리가 생각하는말하는 모든 것의 지식, 정보들의 기본요소들이다언어의 기본 요소의 의미, 함의,

스키마schema어떤 대상이든, 사건이든, 물질이든, 관념이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 용어들이 있다.

새로운 발명이나 창작이나 이론이나 이념을 표현하는 문자단어들로 표현되는 상징이 있다.  그 상징으로 표현

되는 단어, 용어, 어휘의 의미, 함의가 개념이다어떤 단어를 대하면 개념을 떠올린다인간이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하고 탐구하여 만들어진 수많은 개념들이 있다인간은 대를 이어 그 개념들이 전승傳承한그 개념들은

변화되고, 사라지고, 결합되고, 새로 생겨난다.

 

단순한 의미의 단어도 있고, 서로의 개념들이 연결되고, 조합하여 복잡한 개념들을 만들어 낸다단어문장이

있고, 단락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단어의 개념이 있고, 문맥의 개념이 있고, 이야기의 개념이 있다. '3.1절'이라

하면 수많은 개념들의 조합이다힘과 속도, 질량, 거리 등에 대한 각각의 개념들이 있고그 개념들이 조합된

개념이 뉴턴의 운동법칙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학문은 각 분야의 단어, 용어, 은어들이 있고그 단위의 개념들이 복합적으로 서로 연결

되어 이론을 만들고, 이념을 만들고, 문학을 만들고, 발명품을 만든다. 학교 교과목들이 이러한 기본개념들을 가르

친다. 수학방정식도,  물리 이론도 화학 반응식도 각 분야의 기본 용어들에 대한 개념이 명확해야 그 이론에 대한,

수식에 대한 개념이 생긴다. 무작정 문제만 푸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이것이 요즘

수능에서 개념 공부를 강조하는 이유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 용어들 중에서 내가 제대로 개념을 알고 사용하는 단어가 얼마나 될까그 용어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그 동안 도대체 무엇을 배웠는가나는 무엇을 아는가대학

다닐 때 내가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 전자기학이었다담당교수가 맥스웰 방정식에 대한 아무런 개념에 대한 설명

없이 무조건 문제만 풀었다문제 유형만 익혀 겨우 학점을 땄다전기가 흐르면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자기장이

변하면 전기가 만들어진다. 전기장, 자기장은 빛이다. 전자기파는 빛의 파동이다. 전기자기장에 대한 이러한 기본

이치에 대한 명쾌한 개념이 '맥스웰 방정식'이다설명 없이 무조건 문제만 풀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아마 담당

교수님도 잘 몰랐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이 사는 세상과 소통하려면, 그래서 세상의 자극에 적절하게 반응하고 즐기려면 자연을 이해하고, 사회를 이해

하고우주를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물론 그런 것 몰라도 밥만 잘 먹고 산다나 역시도 그런 것 몰라도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하지만 그런 것에 대한 지식을 있고 없고는 완전히 다른 세상,  다른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

한다. 이러한 것에 대한 기반지식이 없으면 세상과 제대로 소통할 수 없고관심도 없고주어진 환경을 제대로

사용할 줄도 주어진 인생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

 

오로지 눈앞의 현상에만 매여 살게된다내가 사는 환경속에 내가 인지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아무리 좋은 세상이

있어도그러한 세상의 존재조차 모르고 살아가게 된다플라톤의 동굴에 갇혀 평생을 살다 죽어도 다른 세상을

모르니 불만이 없을 수도 있다.  ‘왜 공부하느냐에 대해 묻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한다그래서 스스로를 앎에

굶주리게 해야 한다. 식욕이 있어야 음식물을 잘 소화할 수 있고, 몸에 필요한 영양분이 만들어진다.

 

학창시절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절실하게 원하는 무엇에 나를 굶주리게 만드는 것이다나를 굶주리게 하는

방법은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항상 질문하는 것이다. 묻고 또 묻는것이다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왜 원하는가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렇게 스스로 욕망을 만들면 공부가 평생 놀이가

되고 즐거울수 있다. 공부를 어느 누구도 쓸데없는 짓거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만일 지금 딱히 할 것이 없다면

공부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