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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교가야 하나요?

백파 2020. 2. 13. 09:03

 

중국에서 매년 600만명이 대학을 졸업하고, 인도에서는 매년 250만명이 대학을 졸업한다. 이들이 우리 청소년

들의 경쟁자들이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구촌은 하나의 생활권이 되었고, 지구촌 시골구석에서 일어나는

사건도 일순간 전 세계가 알게 된다이제 전 세계가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되었다우리 아이들 세대는 더욱 그럴

것이다.

 

옛날에는 기업에서 일을 만들어 놓고, 대학에서 배출하는 필요한 인재를 기다렸다이제는 자신이 할 일을

찾아서 스스로 일을 창출하여, 자신만의 일의 기반을 만들어 놓은 사람을 찾는다지금과는 다른 어떤 일을

다른 방식을 기업들은 찾는다. 스스로 자기 일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그래서 창의적 인재를 요구한다.

 

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배운 것이 대학에서 베운 것 이상으로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무엇을 배워 익혔느냐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만든다어떤

환경에서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사고의 패턴이 달라진다. 사고의 패턴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청의적인 사람이다. 창의적인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는다.

 

학교에서 배운 과목은 각 과목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이러한 과목들이 모여서 우리의 사고방식,

관념, 지식을 만든다우리는 과목마다 따로따로 공부를 한다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다우리가 하는

공부가 대체로 그렇다하나를 배우면 그것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 갇힌다어떤 사람은 뱀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기둥이라 한다.  각 과목의 지식이 융합되어야 비로소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국어,

영어, 과학, 사회, 미술, 음악 등의 모든 과목의 지식들이 융합하여 우리 삶의 스토리를 만들고, 희로애락을

만들고, 삶의 방식을 만든다.

 

각 과목을 연계해서 종합적 사고를 하게 되면, 책 한권을 읽어도 남보다 더 많을 것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고,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추론하고 비판할 수 있다초등학교 때의 선행학습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

들은 위하다고 이야기한다. 어릴 때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국의 인재 발굴

담당자가 한국의 인재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 학생들은 똑똑한 것 같은 데 뭔가 부족하다대학은

제대로 나온 것 같은 데, 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것 같다’  초등학교때 중학교 공부를 하고, 증학교

들어가면 고등학교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언어천재로 알려진 조승연 작가는 자신이 다양한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등학교 시절 독서로

잡다한 지식을 제대로 습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는 '영어를 잘하려면 역사공부를 하라'고 조언한다. 초등

학교 때 배우는 모든 공부가 중요하고, 중학교때 배우는 모든 공부가 중요하다.

 

역사를 통헤 언어의 유래를 알고 인문학적으로 이해하면,  언어를 다양한 용도로 창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르는 단어도 추론할 수 있다. 초등학교때 이러한 배경지식이 기반이 되어 있어야 서로 연결되어 종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것이 요즘 학교의 목적이다. 창의적이라는 영어 ‘creative’  어원은 라틴어 colonatus

(자라다)이다. 음악용어인 소리가 점점 커지다를 의미하는 crescendo도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이다. 창조적

이란 말은 좋은 땅에서 자라는 무엇을 의미한다계몽주의 철학자들은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 초중학교

에서 '문화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문화인이란 '조작해서 변화를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나는 이해한다.

문화를 뜻하는 영어 culture는 쟁기가 밭을 가는 의미라고 한다문화인을 만든다는 것은 마음의 밭을 간다

는 의미다문화인이란 마음의 밭이 갈려 있는 사람이다. 마음의 밭이 갈려 있어야 창조적이 되고, 아이디어가

나온다. 마음의 밭은 가는 시기가중학교 시절이다.  

 

초중학교에서 배우는 공교육은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

했던 것들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다모든 교과목들이 그러한 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한 것이다초중학교

에서 제대로 공부하여 문화인이 되면  어떤 상황, 현상, 경험, 지식이라는 씨앗이 뿌려졌을 때  아이디어라는

꽃과 생각이라는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인재가 된다.

 

만일 우리 아이가 뛰어나서 학교공부가 시시하여 더 배우고 싶다면 예술, 체육활동을 하는 것이 아이의 장래

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생활에 적용하는 체험도 좋다. 선행학습보다 제대로 읽고 이해

하여 추론하고 비판하고, 자신의 생각, 의견, 감정을 제대로 말로 글로 표현하고, 남의 말을 제대로 들을 줄

알고, 제대로 토의토론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훨씬 더 아이의 인생에 도움이 된다.

 

어려서부터 예술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학업성취도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

된 사실이다어떤 대상을 보고 아무 감응이 없는 사람은 어릴 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다초중학교

공부의 목적중 하나는 감성을 키우는 것이다감성과 생각하는 능력, 마음의 밭을 일구는 것은 짧은 시간에

급하게 성과를 낼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때 삶의 배경지식이 될 기반지식을 만들어야 한다감성을 키우려면 세상에 관심을 갖고, 호기심을

갖게 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그 배경지식은 초중학교 시절의 지식을 기반으로

평생동안 확장되고 변화한다그 기반지식은 어릴 때 천천히 몸에 스며든다전문가가 강제로 주입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놀이, 일상의 경험으로 나도 모르게 천천히 몸에 익혀져 습관이 되어야 한다공부도 배우고

익혀수 있도록  시간을를 주어야 한다.

 

초등학교 때는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소화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습득한

지식도 제대로 소화시키지도 못하고  그냥 빠져 나가버린다. 요즘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의 일상이

공부다.  경험보다 공부로 지식이 만들어진다.  지식이 없으면 세상에 관심이 없다. 어릴때는 특정 과목을

편식하는 것도 문제이며, 서둘러서도 조급해서도 안된다. 특정 분야에 관심을 갖고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아이도, 그 지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초중학교 시절에 필요한 능력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면,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되어도 창의적 인재가 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다른 사람이 찾은 대답만 인용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