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
8월부터 4개월 정도 인강으로 논술지도 공부를 했다. 아내는 ‘돈도 안되는 곳에 왜 돈을 낭비하냐’며 뭐라 한다.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아이들이 쓴 글을 읽으면서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나름대로는 고민을
해서 몇 줄 쓴 글을 첨삭하여 아이가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논술지도
공부를 시작했고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은 일기 몇 줄 쓰는 것도 매우 힘들어 한다. ‘무엇을 했다.
재미 있었다. 무엇을 먹었다. 맛 있었다. 무엇을 보았다 슬펐다 좋았다.....’
아이들도 그렇지만 성인도 마찬가지다. 앞뒤 다 짜르고 자기 기준에서 평가만 한다. 일상이 그러니 말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그렇다. 나 역시도 그렇다. 우리 교육의 문제, 해답만 찾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묻는다. ‘맞아요,
틀려요? 몇 점인가요?’ 맞고 틀린 것은 없다.
꽃이 왜 아름다운지,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 표현이
다르다. 나는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를 유도한다. 무엇을 했고, 무엇을 보았고 듣고 느꼈는지
생각하게 한다. 왜? 그래서? 무엇이? 어떻게? 기분이 왜 나쁜지, 꽃이 왜 아름다운지, 어떻게 아름다운지, 그래서
왜 슬픈지 좋은지 싫은지? 그렇게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집어내도록 돕는다. 아이들은 생각하기 싫어한다.
뭔가를 생각하는 것도 습관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한 문장을 제대로 완성해 나간다.
물론 나도 함께 배운다.
글쓰기 지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이가 힘들게 쓴 몇 줄의 글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아이가 이 글을 쓸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무엇을 쓰고자 했을까? 이런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내가 최대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글쓰기 지도는 평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글을 잘 쓰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그 아이가 되어야 한다’
교육받는 동안 많이 들었던 말이다, 같은 주제라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글이 다르다. 답은 없다. 가장 잘 쓴
글은 가장 자기다운 글이다. 하나씩 가르치기 위해 배우고, 가르치면서 배운다. 교학상장이다.
공부는 궁금증을 갖고 탐구하여 제대로 말할 줄 알고, 제대로 글로 표현할 줄 알고, 그래서 ‘사고력’을 키우는 것
이다. 공부의 목적은 사고력이다. 사고력이란 창의력이고, 문제해결능력이고, 판단력이고, 통찰력이고, 비판력
이고, 상상력이다. 사고력이 있는 사람은 감각적으로, 단편적으로 판단하고 분별하지 않는다. 독재자들은 가능
하면 사고력을 죽인다.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비판하지 못하게 한다. 오로지 순응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많은
지식인들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따지고 말 많은 넘은 피곤하고 싫다. 비판하고 토의하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고
자유 민주사회다.
아이들은 삐딱한 면이 있어야 한다. 기존의 삶, 기존 질서, 체제에 항상 회의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자기 생각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묻고 탐구하며 답을 찾아가야 한다. 이렇게 사는 사람은 삶이 피곤
하다. 이것은 습관이 되지 않아서 그렇다. 습관이 되면 힘든 줄 모른다. 이것은 청소년 이전에 습관화 되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살지 못했지만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을 만들고 스스로 변화하고 스스로 성장하길
바란다.
....故聖人云, 我無爲而民自化, 我好靜而民自正, 我無事而民自富, 我無欲而民自樸.
고성인운, 아무위이민자화, 아호정이민자정, 아무사이민자부, 아무욕이민자박
성인이 말하기를 “나는 억지로 일을 하지 않으므로 백성이 저절로 변하고, 내가 고요를 좋아하므로 백성이
저절로 바르게 되고, 내가 일을 꾸미지 않음으로 백성이 저절로 잘 살게 되고, 내가 욕심을 내지 않으므로
백성이 저절로 통나무가 된다” (도덕경 57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