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인간의 삶 대부분은 언어활동으로 만들어집니다. 언어활동이란 말과 글로 세상을 인식하며 말과 글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세상 현상을 인식하고, 정보를 얻고, 내 생각과 느낌, 의견을 전달하며 의사소통을 합니다. 인간이 공부하는
것은 세상의 소리를 잘 듣고, 글을 잘 해석하고, 내 의견, 생각을 말로 문자로 잘 표현하기 위함입니다. 말과 문자중에서
문자로 표현하여 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글쓰기는 상대가 눈 앞에 없기 때문에 상대 반응을 알 수 없으므로 표현을 적절히 통제, 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말
하기는 상대의 몸짓, 표정, 음성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지만, 문자만으로 이런 미묘한 것들을
표현하기란 어렵습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어휘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하고, 통합적으로 구성하여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배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SNS와 인터넷은 이제 모든 사람들의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우리는 문자로 내 의견, 느낌을 표현합니다. 글쓰기 훈련이
제대로 되어있지 못한 우리는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합니다. 문자로 나를 표현하는 것이 미숙한 우리는 오해할, 오해받을
소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냥 좋다, 싫다 정도로만 표현합니다. 아니면 나를 표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글을 많이
인용하기도 합니다. 그 인용하는 글 역시 나를 표현한 것입니다. 인용하였다 하더라도 그 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 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좋은 글, 좋은 정보들도 많지만 냉소적이고, 악의적인 글도 많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 머릿속에 어떤 어휘들로 가득 차 있는지, 내가 어떤 말을 하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말고
글이 곧 그 사람입니다. 어떤 개인의 행동, 사건들은 생각과 글에서 시작되고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인간은 어휘, 개념으로
세상을 인지합니다. 어떤 것에 대한 개념, 어휘를 모르면 그 세상을 인식할 수 없습니다. 어떤 개인의 세상은 그가 사용하는
말이고 어휘들입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근거 있는 자료들을 조사하는 것입니다.
그 자료들이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게 구상되고 연결되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어떤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자료들을 더 조사하여야 합니다.
이것은 초등학교 5,6학년 아이들이 배우는 독서논술을 위한 글쓰기 기초입니다. 세상은 말과 글로 만들어집니다. 부모가
사용하는 말과 글이 자식을 만들고, 선생님이 사용하는 말과 글이 제자들을 키우고, 훌륭한 학자들의 말과 글이 세상을
창조하고 세상을 이끌고 갑니다. 이 사회에 흘러다니는 말과 글이 그 사회를 만듭니다.
보통 사람들은 말과 글을 재미로 쏟아낼 수 있습니다. 말과 글을 業으로 삼는 사람들은 지금은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지금의 세상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필요하면 각 개인의 말과 글을 저장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10년 20년 후에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떤 業에 종사하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그 책임을 집니다. 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