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파 2019. 6. 26. 11:57


저는 인간의 삶에서 소규모 모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목적을 위한 모임이 있고, 아무 목적없이 상호

정서적 지지를 위한 모임도 있습니다. 우리 모임의 대부분은 사회적 목적을 위한 모임이 많습니다. 그리고 같은 취미

활동을 위한 모임도 있습니다대부분은 같은 취미 모임, 사회적 목적을 위한 이해관계를 위한 모임입니다. 구성원들

호간 정서적 지지를 위한 모임은 별로 없습니다. 저는 살면서 이러한 모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주제로 함께 생각해 보고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현대인들에게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우리는 그러한 주제에 대해 평소 아무 생각도 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런 모임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임은 치열한 사회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 됩니다.

 

오늘은 은퇴 후의 삶과 독서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은퇴는 우리 모두들 삶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것에 대해 제가 무슨 해답을 줄 수 있는 능력은 못 됩니다다만 그 주제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고,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이 삶에 대해 생각하는 화두를 얻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은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는 사람마다 살아가는 세상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세상은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내가 활동하는, 내가 의식하는 세상입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세상이 다릅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고 살아도 자신이 의식하고, 만들어 가는 세상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야기

하는 것이 여러분 마음에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40 중후반에 퇴출당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화두로, 그 답을 찾아서 나름대로 절실하게 공부하며,

많이 생각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저는 3년 전에 완전히 은퇴한 후 지금은 독서지도 봉사와 청소년진로상담멘토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로 수십년 만에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다니면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더 좋은 것은,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것이고, 그리고 그 일이 즐겁고, 내가 몰입할 수 있어 좋습니다.  ‘ 어떻게 하면

아이들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진정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계속 공부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은퇴하고 나면 내 삶의 많은 것들, 나와 관계맺고 있는 모든 것들이 변하게 됩니다지금까지 살아왔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야 합니다세상은 변하지 않았지만내가 변했으니 세상이 변한 것입니다나와 관계 맺고 있는 많은

것들의 관계가 변하고, 대상이 변하면서 주변환경이 변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도 , 일상의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가정에서 남자의 역할은 돈을 버는 역할입니다. 지금까지 그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왔지만, 이제 더 이상 가정에서 나의

역활이 없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모아둔 돈으로, 연금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가족들의 대우는 받지만(?)  내 스스로 존재가치에 대해 인정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아내도 아이들도 무시하 는 것만

같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별로 할 것이 없습니다생각해 보니 누군가에게 정말 도움이 될만한 어떤 일도,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친구들과도 업무적으로 친하게 지내던 지인들과도 연락할 마땅한 꺼리도 없습니다처음에는 골프모임이나

식사라도 함께 하지만 그것도 시들해 집니다. 전화를 할 꺼리도 없습니다상대가 내 전화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전화가 상대에게 괜히 폐가 되는 것은 아닌지 망설여집니다.

 

'이제 무엇을 해야하지?'  골프 치고, 술잔을 기울이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지만막상 내 이야기는 특별한

없습니다모임을 해도 각각의 삶이 다르고, 흥미도 관심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말도 다릅니다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만 같습니다함께 나누는 대화가 공허합니다. 해외여행을 갑니다.  더운 날씨는 힘들게 돈 써가면서 왜

이 짓을 하는지 회의가 생깁니다.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듭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옛습성으로 굳어진 내 몸이, 생각이 변화된 환경에 다시 쉽게 적응할 수 있을까요그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수십

년 동안 내 몸에 체화된, 익혀져 형성된 습관, 무의식, 관념들이 그 특정한 무엇을 하기에 적합하게 형성되어 왔는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내 자유의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합니다그것은 불가능합니다더구나 몸과 마음이 경직되어 가는 노화상태에서 더욱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변화된 환경에서 앞으로 20년 이상을 생존하기 위해서는, 나는 내 몸을 다시 무엇을 하기 위한 도구로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페이스북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듣고 보고 배웁니다모두 공감되고 맞는 말들

입니다. 하지만 거기 까지입니다. 그냥 머리로 이해될 뿐입니다. 몸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