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류권 속으로 (2)
지구의 회전속도는 적도지방에서는 시속 1666킬로미터 정도로 빠르고, 극지방으로 갈수록 점차 느려진다.
예를 들어서 런던에서나 파리에서 시속 960킬로미터 정도이다. 적도에서는 똑같은 자리로 되돌아오려면
자전하는 지구가 약 4만킬로미터라는 먼거리를 회전해야 한다. 그러나 북극에서는 한바퀴 자전하더라도 몇
미터만 움직이면 된다. 물론 두 경우모두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24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적도에 가까이
갈수록 자전속도가 빨라진다.
대형 회전목마의 중심에 서서 바깥쪽에 서있는 사람에게 공을 던져주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공이 바깥쪽에
도달할 때가 되면, 이미 목표였던 사람이 움직여갔기 때문에 공은 옆으로 지나가버리게 된다. 그것이 바로
코리올리 효과이다.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비틀어지고, 태풍이 팽이처럼 회전하는 것도 바로 그런 효과
때문이다. 함포 사격을 할 때 왼쪽이나 오른쪽을 겨냥해야 하는 것도 코리올리 효과 때문이다.
경계가 흐릿한 다른 구름과 달리 적운의 경우에 습기가 많은 구름 내부와 건조한 외부 사이에 명백한
경계가 있어서 아름다울 정도로 분명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구름이 경계에 있는 물분자는 바깥에 있는
건조한 공기에서 낚아채이기 때문에 적운의 경계면은 언제나 깨끗하게 보인다.
더 높은 고도에 있는 권운은 얼음조각으로 되어있지만 구름이 끝과 바깥공기 사이의 경계면이 분명
하게 구별되지는 않기 때문에 흐릿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
어느 곳에 떨어지나에 따라서 물 분자의 운명도 크게 달라진다. 비옥한 땅에 떨어지는 물은 식물에
의해 흡수되거나, 몇 시간이내에 다시 증발하게 된다. 지하수로 흘러들어가면 몇 쳔년동안은 다시 빛을
보지 못하게 된다. 호수는 평균적으로 10년동안 그곳에 있는 물분자의 집한이다. 바다에 있는 물분자들은
100여년 동안 그곳에 머물게 된다. 전체적으로 빗물에 들어있는 물분자중에서 약 60%는 하루나 이틀
사이에 다시 대기중으로 돌아가게 된다.
증발하고 난후 하늘에 머물다가 다시 빗물로 떨어지는 기간은 대략 1주 정도이다. 여름날 물웅덩이가
말라버리는 것으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증발은 아주 빠른 현상이다. 지중해 정도의 큰바다라 하더라도
물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대략 1000년 정도가 지나면 말라버린다. 우리가 알 수 있는 한 확실한 것은
지구 역학적인 관계에 약간의 변화만 생겨도 상상을 넘어서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다는 지구표면에서 일어나는 일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발전소이다. 실제로 기상학자들
사이에서는 바다와 대기를 하나로 보려는 경향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그래서 여기에서 바다에 대해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물은 열을 저장하고, 옮겨주는 역할을 아주 잘 한다. 걸프 해류는 매일같이 전
세계에서 10년 동안 생산되는 석탄에 해당하는 양의 열을 유럽으로 운반해준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겨울이
캐나다나 러시아보다 따뜻한 것도 그 덕분이다.
바다는 하나의 균일한 물의 덩어리가 아니다. 온도, 염도, 깊이, 밀도 등의 차이가 바다를 통해서 운반
되는 열의 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결국은 기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서 대서양은
태평양보다 염도가 높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염도가 높을수록 밀도가 더 크고, 밀도가 큰 물은 아래로
가라앉는다. 만약 대서양의 염도가 지금보다 낮았더라면 대서양의 해류가 극지방까지 올라가서 북극은
더 따뜻해졌기 땨문에 유럽이 따뜻한 겨울은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지구에서의 열순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아주 깊은 곳의 느린 해류에 의해서
시작되는 열염순환이다. 표면의 물이 유럽 가까이 도착하게 되면, 밀도가 커져서 아주 깊은 곳으로 가라
앉으면서 남반구를 향해 아주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 해류가 남극에 도착하면, 남극 순환해류에
의해 태평양으로 떠오르게 된다. 해류의 움직임은 아주 느리기 때문에 북대서양의 물이 태평양 가운데
까지 가려면 대략 1500년이 걸린다. 그러나 그런 해류에 의해서 옮겨지는 열과 물의 양은 상당하기 때문에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하다.
열염순환은 열을 옮겨줄 뿐만 아니라, 해류가 오르내리게 만들어서 영양분을 휘저어주기도 한다. 그
덕분에 어류를 비릇한 해양생물이 바다에서 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순환이 변화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컴퓨터 모의실험에 의하면,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서 바다 염분농도가
조금만 낮아져도 순환과정이 비극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
바다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또 있다. 바다는 엄청난 양의 탄소를 빨아들여서 안전하게 묶어놓는
역할을 한다. 태양계의 이상한 점중 하나는 오늘날 태양이 태양계가 처음 생겼을 때보다 25%나 더
밝게 불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이 세상을 안전하고 시원하게 지켜주었을까? 수없이 많은 해양
생물들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로 존재하던 탄소가 빗물에 섞여 떨어지는 것을 흡수한 후에 다른
것과 합쳐져서 작은 껍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결국 해양생물들은 껍질에 탄소를 가둠으로써 탄소가 대기중으로 다시 증발하여 위험한 온실기체로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작은 유공충류나 인편모충류들이 죽어서 바다밑으로 가라앉으면, 압력에
의해서 석회석이 된다. 15센티미터 도버 석회석에는 이산화탄소 1000리터가 압축되어 있는 셈이다.
전체적으로 대기중에 있는 것보다 2만배나 되는 탄소가 지구 바위속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연은 주로 화산폭발이나 식물의 부패를 통해서 매년 200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으로 방출한다.
우리가 자동차나 공장을 통해서 배출하는 양의 거의 30배가 넘는 양이다. 아주 오랜된 얼음을 분석해보면
인간의 산업활동이 시작되기 전, 대기중에 있던 이산화탄소의 자연수준이 대략 280ppm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958년 315ppm으로 높어졌고, 오늘날은 360ppm 정도이다. 매년 0.25%씩 증가하고 있다.
21세기 말이 되면 560ppm이 될 곳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