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vs 구속
자유는 육체적, 정신적 구속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대부분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직장에 매여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느끼며, 육체적으로 구속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을 하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다면 그 일에 구속되어 있다고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육체적 구속은 정신적 구속에서 비릇된다.
누구에게, 관습에, 집단에, 이념에 의해 우리는 항상 정신적으로 구속되어 있다. 인간은
어딘가에 구속되기 위해 애쓰며, 또 벗어나고자 하는 모순된 행동을 한다. 무엇을 소유
한다는 것, 어딘가에 소속된다는 것,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도 모두 구속이다. 사회집단도,
가정도 구속이다.
남녀간의 사랑도 요구만 하고, 무엇을 하여야만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된다면 구속이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를 위해 뭔가를 해주는 것이 즐겁다면 '사랑'이 되지만,
서로가 요구만 하고, 군림하려 하고, 의지하려고만 한다면 구속이다. 사회적 관습, 법,
조직의 규율에 따라야만 하는 것 또한 구속이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어느 정도 제한할 수 밖에 없는
구속이다. 그것 또한 내 몸이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게 되면, 구속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하는 일에 대해 의미와 열정을 느끼고, 누구에게 사랑을 느끼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
으로 기꺼히 희생하고자 하는 사람이 진정한 자유를 누린다.
그러한 삶의 태도를 보통사람이 일상에서 실행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유인으로
항상 상징이 되는 인물이 '조르바'다. "나는 무엇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리스인 조르바' 작가 카찬차키스 묘비에 이렇게 쓰여져 있다.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말이다. 욕심과 집착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 상태가 진정한
자유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해탈解脫의 경지다.
욕구는 생명력이고 자유는 삶을 풍요롭게, 즐기게 한다. 자유는 좋은 욕구를 만들어 그
욕구에 구속되지 않으며,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다. 내가 누구와 무엇과 관계맺는 것은
나에게 삶의 의미를 주고,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때로는 구속이 된다. 내가 소유한 무엇은
나를 살아가게 하고 또 구속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는 줄거움을 주고, 삶의 의미가 되고, 희망이 되지만, 또 구속이
되고 짐이 된다. 대상이 나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나를 구속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다. 사랑, 행복, 즐거움, 자유, 구속, 불행, 의미, 가치.....그 모든 것은
내가 대상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