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한잔 들고가게!

시간과 공간

백파 2015. 8. 28. 08:25

 

우리는 세상 무엇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그 이야기의 좌표가 되는 것은 시간과 공간이다.

세상 모든 것은 시간과 공간으로 설명된다.  한 인간의 시간과 공간이 그 인간의 삶이다.

나이들어 노인이 될 때까지 중요한 것은 공간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젊었을 때 시간은 무한하다고 느끼며, 시간은 무시되고 공간을 소중하게 여긴다. 젊은이들의

삶의 중심에 공간이 있다면, 노인의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은 시간이다. 노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시간이 생명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우리는 그 무엇이 우리에게 무수히 많다면, 소중히

여기지 않으며 절실하지도 않다.

 

내 삶의 끝자락이 보이는 나이가 되면, 내 삶의 공간이 어떠하든 시간이 더 소중하고,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냥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뿐이다.  주어진 그 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그 다음이다.

 

하지만 이제 남은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내 삶의 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노인의 삶의 중요한 과제다. 그 과제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내 삶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시간이 없다고 시간에 매일 것이 아니라, 그럴수록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가 중요하다.

 

돈이 없다고, 돈에만 매여 살아가게 되다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쉬운

것처럼, 비로소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할 나이가 되면, 생명의 연장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기 쉽다. 이제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내 삶의 자산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가

정말 중요한 시기가 온다. 이제 더 이상 내 삶에 필요한 자산, 그 무엇도 만들 수도,

사용할 시간도 없다.

 

노인에게 시간은 삶의 절실한 기반인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아무리 돈이

많고, 어떠한 방법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한계가 있고, 유한하다.  그 기반을 만드느라

모든 것을 소진해 버리고, 실제 내 삶을 살지 못한다면 너무 억울하고, 불행하다.

삶의 마무리를 잘못한 실패한 삶이다.